광화문과 M-65 재킷, 그리고 존 메이어
- 2월 3일
- 1분 분량
스무 살 겨울은 춥고 게을렀습니다.
며칠 동안 집에서 영화나 음악 따위를 실컷 보고 듣다 보면 머리가 아파 이따금 밖을 나가곤 했습니다.
M-65 밀리터리 재킷을 입고, 큰맘 먹고 산 아이팟 3세대에 넣어 둔 음악을 들으며 한껏 움츠린 채 광화문을 걸을 때면, 음악이 주는 감동에 벅차오르는 어떤 감정을 느꼈습니다.
그땐 정말 음악을 많이 들었습니다. 그리고 음악을 듣는 모든 과정을 좋아했습니다. (어쩌면 음악은 당시 제게 현실을 잊게 해 주는 유일한 것이었을까요.)
나는 어디서부터 왔는가 생각이 들면 그런 몇몇 순간이 생각납니다.
목에 닿은 재킷의 질감, 따뜻했던 커피, 칼바람이 불던 광화문, 그리고 존 메이어의 음악.
한겨울 광화문을 지날 때면 그 시절의 제가 어딘가 한 줌 남아 있는 기분이 듭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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